[삼] 23. 5월 호주 여행일지 DAY 8 - 멜버른 필립 아일랜드 투어
✔ 이번에 겪은 시행착오 / 팁
1. 투어에 참여할 때에는 집합장소/시간을 잘 숙지하자.
2. 왈라비는 정말 귀엽고 털이 부드럽고, 코알라 털은 의외로 빳빳하다.
3. 요정 펭귄은 너무 귀엽다. 그리고 하지 말라는 건 웬만하면 좀 하지 말자.
4. 할랄 스낵 팩 (HSP)는 맛있다. 기회가 있다면 먹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오늘의 일정은 투어 프로그램 참여.
호주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 중 하나인, 펭귄을 직접 볼 수 있는 투어이다.
펭귄은 남반구, 특히 남극에서만 서식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호주의 특정 지역처럼 다른 지역에도 서식지가 있다고 한다.
이번 여행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펭귄 뿐만 아니라, 저번에 갔던 코알라 보호구역처럼 별도의 동물보호소 (Moonlit Sanctuary)
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동물들을 볼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이번에도 klook 투어를 이용했으며, 비용은 인당 164.72 AUD, 한화 약 140,000원)
아침에 투어의 픽업 장소인 Holyday Inn Melbourne on Flinders로 가며, 멜버른의 아침 풍경을 간단히 구경했다.
시드니에 비해 더 오래된 건물들이 많아 보이는 것 같았고, 예전에 느꼈던 유럽의 모습과 좀 더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투어 버스에 올라탄 우리는, 첫 투어 목적지인 Beach Box (Bathing Box)를 보기 위해 이동했다.
이 때 투어 가이드 분이 취직한 후 첫 투어 운영이라며 양해를 구했는데, 그 얘기를 듣고 걱정한 것에 비해
첫 날이 맞나 싶을 정도로 친절하고, 다양한 얘기를 해주려고 노력해주셨던 기억이 있다.
(미국에서 온 어떤 이용객은 '실수하면 어때, 첫 날인데 잘리기야 하겠어?' 같은 농담도 하며 격려해주었다.)
해변 도로를 따라 풍경을 감상하며 가이드 분의 얘기를 듣다 보니, 어느 새 목적지인 Brighton에 도착했다.
버스에 내려 해변가에 가보니, 바다를 바라보며 위치한 형형색색의 오두막 같은 것을 볼 수 있었다.
Beach box들은 고유한 규격을 맞추어 제작해야 한다고 하며, 각각이 사유 재산이기 때문에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우선 이들이 위치한 동네 자체가 유명인들이 거주하거나 별장이 있는 부촌 근처의 해변이고, 환경 규제에 의해
새로 만들기도 어렵기 때문에 크기나 실용성에 비해 Box 하나의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고 한다.
(최근 거래된 Box는 2019년 한화 약 4억 6천만원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투어에 포함되어 있는 줄도 몰랐던 부분이었는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신기했다.
(물론 막상 볼 것은 저게 다였기 때문에 크게 없었던 것 같다.)
조금 구경을 한 뒤에 다음 장소인 Moonlit Sanctuary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호주의 대표적인 동물인 캥거루와 코알라를 포함하여, 다양한 동물들을 볼 수 있었다.
Moonlit Sanctuary 매표소에서는 입장권을 포함하여 내부 동물들에게 줄 수 있는 먹이와 코알라 쓰다듬기 체험을
할 수 있는 티켓을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의 경우, 투어에 입장권이 포함되어 있었고, 동물 먹이 2개와 쓰다듬기 체험권을 구매해 입장했다.
Moonlit Sanctuary 웹페이지에 따르면 24. 05. 19일 기준 입장권 및 체험권 가격은 다음과 같다.
기준 | 성인 (만 18세+) | 아동 (4-17) | 가족 (성인 2 + 아동 2) | 동물 먹이 | 코알라 쓰다듬기 |
가격 (AUD) | 32 | 16 | 87 | 3 | 30 |
아무래도 덩치가 큰 캥거루보다는 작은 왈라비가 더 귀여웠고, 먹이를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먹이를 주며 쓰다듬으니 처음엔 약간 경계하는 듯 하다가 이내 뒷통수를 내줬는데, 생각보다 털이 부드러웠다.
별도의 체험에서 쓰다듬어 본 코알라의 털은 생각보다 거칠었다.
보호소 직원으로부터 받은 유칼립투스 잎을 먹이며 진행이 되었는데, 먹는데 집중하는 모습은 생각보다 더 귀여웠다.
이 밖에도 호주 고유의 동물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무려 인간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에뮤 (Emu)를 포함해
공격성으로 유명한 태즈매니아 데빌 (Tasmanian Devil), 얼핏 캐피바라와 닮은 웜뱃 (Wombat), 시바견처럼 생겼지만
짖지 못하는 동물인 딩고 (Dingo)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원숭이올빼미 (Barn Owl), 독수리, 보호소 내부를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케이프 배런 기러기 (Cape Barren
Goose)와 오리들, 그리고 파충류 섹션 내부의 뱀들과 연못의 거북이 등 다양한 동물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저런 동물들과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다보니, 어느 새 다음 목적지로의 이동 시간이 다가왔고 보호소 내부 카페에서
바나나 케이크와 제로 콜라 등으로 간단히 식사를 때우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필립섬 (Phillip Island)로 들어가는 길에 해가 슬슬 져가는 모습이 보였다.
펭귄들은 해가 질 때 쯤 필립섬의 서식지로 돌아오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춰 관찰 장소에 이동하도록 시간 배분이 된 듯 했다.
펭귄들 서식지로 이동하기 전에 먼저 필립섬 끝의 노비스 센터 (Nobbies Centre)라는 곳에 내려서 풍경을 감상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노을이 져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산책로 사이사이 풀숲에 간간이 왈라비들이 보였다.
저 귀여운 생물을 아무때나 볼 수 있다니 호주 사람들이 부럽다가도 거대한 벌레들을 생각하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적당히 풍경을 본 뒤, 펭귄 관찰 장소로 이동했다.
멀지 않은 곳에 펭귄 퍼레이드 방문 센터 (Penguin Parade Visitor Center)에서 내린 후, 센터를 통과해
퍼레이드 관측소로 걸어갔다.
센터에서 관측소까지는 약 5분-10분 사이 정도 산책로를 따라 걸어들어가야 했다.
돌아오는 펭귄들의 사진을 찍으면, 플래시에 펭귄들이 놀라거나 실명해 서식지로 돌아가지 않고 길을 잃을 수 있다고 하여
우리는 사진과 영상을 찍지 않았다. (물론 몰래몰래 찍는 사람들이 더러 보이긴 했다.)
아쉬운 대로 펭귄 퍼레이드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사진과 링크를 공유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가보시면 좋겠다.
이곳에 서식하는 펭귄들은 쇠푸른 펭귄 (Little Penguin), 꼬마 펭귄, 혹은 요정 펭귄 (Fairy Penguin)으로 불리는
종으로, 지구 상에 존재하는 가장 작은 펭귄이라고 한다.
키는 성체가 약 30 cm 정도까지 자라며, 등이 푸른 색을 띄는 것이 특징이다.
바닷가에서 나와 서식지까지 뛰어가는데, 무리를 지어 이동하지 않으면 갈매기의 공격을 받기 때문에
울음소리로 친구들을 모아 움직인다.
그리고, 서식지 근방에서는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소통의 울음소리(?)를 낸다.
펭귄 퍼레이드 유튜브에서는 돌아오는 펭귄들이나 서식지 내부 카메라의 실시간 영상을 공유해주기도 한다.
(슈퍼스타 뽀로로의 모델이 이 펭귄이라는 듯하다.)
퍼레이드가 끝난 후에는, 들어왔던 산책로 아래 쪽에 위치한 서식지에서 자기들끼리 울음소리로 소통을 한다.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귀여운 걸음걸이와 울음소리를 내는 펭귄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
사진과 영상을 찍지 못한 아쉬움과 펭귄의 사랑스러움이 여운에 남아, 자석 2개와 펭귄 인형 하나를 구입해 돌아왔다.
(총 42.97 AUD, 한화 약 37,000원)
입양한 펭귄과 함께 다시 버스에 오른 우리는, 멜버른에 위치한 Holiday Inn 호텔로 돌아왔다.
펭귄 퍼레이드를 보느라 늦어진 만큼 (오후 9시 정도 되었다.) 시내에 도착하자 식당들은 많이 문을 닫았었다.
우리는 간단하게 근처에서 케밥과 HSP (Halal Snack Pack의 약자로, 감자튀김 위에 고기와 소스가 뿌려진 음식.)을
포장해 숙소에 돌아와 먹었는데, 케밥도 케밥이지만 HSP가 생각보다 매우 만족스러웠다.
호주에서 인기있는 간식거리라고 하는데,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간단했지만 맛있는 식사와 함께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를 마무리했다.
※ 만약 해당 투어에 관심이 있다면,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다.